만일 당신이 낯선 땅에서 미개인들의 언어를 연구하고 있다고 해보자. 어느 날 당신은 한 마을 사람과 걷고 있다가 토끼가 길을 건너가는 것을 보고 그가 가바가이라고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가바가이가 무슨 의미라고 생각하겠는가? 아마도 잠정적으로 가바가이는 토끼를 뜻하는 것이라고 추측할 것이고, 다음에 토끼가 나타났을 때 마을 사람들이 가바가이라는 말을 다시 쓰는지 관찰해 봐야 당신의 추측이 옳은지 검증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 진행 상 안전한 방식으로 보인다. 하지만 Quine(1960)이 사고 실험을 제안하였을 때 지적했듯이 이 상황에서 가바가이가 뜻할 수 있는 바는 엄청나게 많다. 다음번에 다시 또 토끼가 뛰어가는 장면에서 가바가이라는 말을 들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뛰다라든가 긴 귀, 또는 와 저건 저녁거리로 좋은데라는 의미나 또 다른 가능한 의미 중 어떤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당신은 토끼가 무엇인지를 이미 알고 있는 성인이고 당신이 가지고 있는 사람과 언어에 대한 지식으로 보아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자기네 말을 가르칠 때 대상의 이름을 붙이는 것으로 시작한다는 사실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어린 아기의 경우에는 어떤가? 아기들은 세상과 세상 속의 대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매일 많은 수의 친숙하지 않은 소리의 조합을 듣고 있다. 이 친숙하지 않은 소리들이 무엇을 뜻할 것인지 그 가능성이 엄청나게 많은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단어를 뽑아내고 그 의미를 배워 나간다.
물론 단어와 그 의미를 배우는 것은 언어습득에서 단지 한 부분에 불과하다. 아이들은 단어를 산출하는 방식과 이 단어들을 조합하여 문장으로 만들어 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기가 막힌 점은 아이들이 이 모든 일을 아주 빨리 해낸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언어 습득에 얼마나 능숙한지를 보여주는 한 예로 새로운 단어의 학습을 들 수 있다. 아이가 여섯 살이 될 때까지 아이는 13,000개의 단어를 습득한다. 아이가 잠자는 시간을 고려하다면 깨어있는 시간 중에서 두 시간에 한 단어씩 배워나간다는 것이다.
많은 언어학자와 심리학자들은 이렇게 빠른 언어습득 속도는 언어가 일단의 선천성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 믿는다. 여기서 우리는 이 가설을 다시 한번 평가해볼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언어 습득이라고 알려진 현상에 비추어 이를 생각해본다. 이 가설을 적어도 뇌에서의 어떤 언어 처리기의 존재가 유전자의 전달로 명세화 된다는 점으로 또 다르게 표현할 것이다. 이 선천성 가설은 갓난아기가 언어에 대해 상당히 많이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아기의 뇌가 성숙되어가면서 언어를 습득하도록 프로그램 되며 이 프로그램은 일반적 학습 능력의 일부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다고 제안한다.
우리의 뇌는 출생하면서부터 새로운 신경세포가 자라난다는 점에서 아니라 새로운 연결, 신경원 사이의 시냅스를 만들어가며 신경 충동 전달 속도를 정가시켜간다는 점에서 상당한 발달이 이루어진다. 뇌에서 물질적 변화가 가장 급속하게 이루어지는 시기는 태내 발달을 제외한다면 출생에서부터 만 5세까지다. 이 시기는 바로 거의 대부분의 언어 능력이 습득되는 시기이다. Steven Pinker(1994)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였다
언어 발달은 마치 치아가 그렇듯이 성숙의 시간표에 정해져 있다. 아마도 옹알이, 처음 말, 문법 등은 최소한 어느 정도의 뇌 크기나, 특이 뇌의 언어 중추에서 시냅스의 장거리 연결과 여분의 시냅스가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현재로서는 우리는 유전적 부호를 직접 검토하여 이 가설을 평가할 수 있을 만큼 인간 유전자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있지 못하다. 게다가 많은 연구자들이 지적하였듯이 언어가 복잡하고 우리가 그것을 빠르게 습득한다고 해서 이에 특수한 선천적 기반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선천성 가설을 평가하는 첫 단계는 이 질문이 언어는 선천성의 결과인가 육성된 결과인가라는 질문보다는 실제로 더 복잡한 것이라는 점을 깨닫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특정 언어를 알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므로 만일 우리가 언어를 습득하도록 생물학적으로 준비되어 있다면 우리가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어떤 언어든지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
한 극단적 견해에서는 우리는 언어들 사이에 포변적인 것은 모두 알고 태어나고 우리가 습득하는 것은 특정 언어에 독특한 양상일 뿐이라고 한다. 중도적인 한 해석에서는 우리는 문법의 어떤 양상을 다른 것보다 쉽게 배우도록 특수하게 고안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특정한 언어에 특수한 재능은 주로 더 일반적인 인지능력 또는 사회적 능력에 의거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쪽 극단적인 견해가 있다. 우리가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학습의 일반적인 능력이다. 곧 어린아이는 태어나면서 다섯 살까지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학습한다. 아마도 언어는 우리의 일반적 인지 능력에 의해 가능한 많은 기술들 중에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언어의 어떤 양상이 우리 유전자에 만들어져 들어있는지를 어떻게 결졍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을 듣기 위해 우리는 언어의 기본 양상들이 음운론, 어휘론, 통사론을 포함하여 습득되는 방식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이 언어의 양상들에 관한 자료가 선천성 입장을 지지하는지 결정할 것이다. 우리가 보아왔듯이 언어가 기능하는 방식은 성인 언어 사용자에게서도 미묘하였다. 아기나 어린이들에게서 언어가 습득되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더욱 미묘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어 습득 연구에서 사용되는 특수한 방법을 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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