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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맥락에서의 대화

언어심리학

by 각자의 디테일 2022. 6. 2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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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문장차이라고 실제 발화되는 과정은 아주 복잡해 보인다. 말리 산출은 일반적으로 일을 훨씬 더 복잡하게 만드는 맥락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대화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다른 활동과 마찬가지로 만일 그 목적하는 바를 이루려면 대화에는 참여자들 사이의 조정이 상당히 필요하다. 음악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리듬을 맞춰 연주하는 경우와 파트너와 함께 맞춰 춤을 추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한 쌍의 일원으로 춤을 추는 것은 리듬 맞추기 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기에는 행위 조정이 필요하다. 파트너의 미묘한 움직임 반응, 방향을 바꾸려는 몸집에 부드럽게 대응하는 능력 등이 필요하다. 

 

대화에도 비슷한 능력이 요구되지만 신체적 조정이 아니라 심적 조정을 할 수 있는 재능이어야 한다. 말하는 이와 듣는 이는 그들의 행위를 조정해야 하므로 조정을 돕는 어떤 지침을 따른다. 말하는 이가 자신의 발화를 맥락에 적절하게 해야 한다는 관계의 규칙을 따라 말하면, 듣는 사람이 대화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기억 탐색 범위를 제한해주고, 이는 이해자의 일을 더 쉽게 해준다. 하지만 Grice의 대화 규칙을 따르는 일은 단지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대화에서는 말하는 이와 듣는 이의 역할은 계속 바뀐다. 마치 두 사람이 춤을 함께 추는 것처럼, 주도자의 위치를 주고받는다. 

 

1) Ann: 아, 너한테 말할 게 하나 있는데

2) Betty: 음

3) Ann: 시네에서 보니까 그런 것이 좀 있어 난 너도 알겠지. 뭐냐하면 별 문제 

4) Betty: 음
5) Ann: 으응, 글 동그란 저 어 바클인데

6) Betty: 그게 바클이라구

7) Ann: 응, 저 그게, 그게 편평한 거야

8) Betty:음

9) Ann: 그리고 그걸 포장했어

10) Betty: 아 , 알겠어

11) Ann: 근데 알겠지만. 그건 좀 작은 벨트야

12) Betty:으음

13) Ann: 네가 좋아할는지

14) Betty: 아 정말 좋아 Ann

 

Ann은 아주 직접적인 소통 목표를 가지고 있다. Betty가 가게에서 눈여겨본 특정 상품을 좋아할 것인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Ann은 Betty에게 그런 것을 좋아하는지 묻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요약판 대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리 단순하지 않다. 실제 대화는 소설에서 전형적인 대화 이상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말하는 이가 머뭇거릴 때 잠시 휴지기간이 있고 두 사람은 한꺼번에 말하려고 하고 이때 Ann이 말하려는 바가 분명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도 소통의 목표는 이루어졌다. 

 

실제 대화를 보면 문학 작품에서 나오는 대화처럼 매끄럽게 흘러가지는 않는다는 사실에 놀랄 필요가 없다. 대화는 너무 익숙한 것이기 때문에 단순하고 흔한 일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겉보기의 단순성은 속임수이다. 대화는 차례로 주고받기가 있지만 자기 차례를 어떻게 시작하고 끝맺는가? 대화를 시작할 때 주어진 정보가 얼마나 있다고 생각할 것이며 새로운 정보는 대화하는 동안 또 얼마나 제공해주면 되는가? 상대방이 내 말을 바로 알아 들었는지 오해하고 있는지를 어떻게 알아내는가? 이 모든 주제는 마지막 절에서 검토할 말하기의 기본 요구사항에 붙여지는 것이다. 그리고 대화를 관찰하면 대답해야 하는 기본적인 질문이 생겨난다. 언어와 일반적인 인지 체계는 이 모든 활동을 어떻게 한 번에 조정해내는가? 이 질문에 답변하려면 우선 대화의 기본 특징의 윤곽을 그리고 필요한 과정들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에 대한 증거를 논의하여야 한다.

 

대화에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등장인물이다. 어떤 대화든지 적어도 말하는 이와 받는 이가 한 사람씩 있다. 등장인물들 간의 상호작용과 역할 바꾸기는 단 두 사람만이 대화에 참여해도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때로 일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집단 대화에는 여러 참여자들이 필요하다. 또 공적인 대화에는 두 사람만의 대화든 한 집단 내의 대화든 엿듣는 이가 있다. 이런 경우는 주요 참여자들은 엿듣는 이가 받아들일 정보를 한정시키는 문제를 하나 더 해결해야 한다.

 

대화에서 상호작용하면서 등장인물들은 공통기반을 쌓아간다. 공통기반은 등장인물들이 공유하는 지식과 믿음을 가리킨다. 사람들은 상호작용을 조정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이 알거나 믿고 있는 바에 대해서 어떤 가정을 해야 한다. 이런 가정에는 그 사람이 특정한 사회나 공동체의 일원으로 가지고 있으리라 기대할 수 있는 지식과 개인적인 상호작용에서 얻는 지식이 포함 되어 있다. 어떤 낯선 이와 갑자기 만나 대화를 한다면 공통 기반이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맨 처음 해야 하는 일은 어디 출신이세요? 라든가 대학 파티라면 전공이 무엇인지 질문해서 공통 기반을 가능한 많이 쌓아 두는 것이다. 대화가 계속되면서 그 사람이 교환된 정보를 기억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따라서 대화 자체의 내용이 쌓아 올린 공통 기반의 일부가 된다

 

어떤 대화든지 어떤 목표를 충족시키는 공동행위인 것이다. 그래도 한 대화 안에는 소규모의 공동 계획안 또는 행위 연속체가 포개어져 있다. 가장 일반적인 수준에서 하나의 대화에서 행위 연속체는 열기, 정보 교환하기, 닫기로 이루어져 있다. 이 상호작용이 대화를 열기 위한 Ann과 Betty의 인사 나누기로 시작했을 것이라고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대화를 닫기 위해서는 다음에 만날 약속으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대화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이런 행위가 순서를 제대로 지켜져 일어나야 한다. 각각의 행위 연속체에 또다시 이뤄져야 하는 소규모의 공동 계획안이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Ann이 나오지 않고 질문을 한다. 1)의 대화에서 Ann은 질문을 하겠다는 자신의 목표를 지적하고 2)에서 Betty의 동의를 얻는다. 그러고 나서 Ann은 자기가 물어보려고 하는 물건이 공통 기반의 일부인지 확인하려는 하위 목표를 가지게 된다. 이 주제에 관한 정보 교환은 3~12까지 차지한다.

 

이런 연속적인 형태가 나타나는 대화 장치는 인접 쌍이라 한다. 인접 쌍에서는 각 인물은 소규모의 공동 계획안을 완성하는데 어떤 몫을 한다. 가령, 1~2는 Ann이 대화 안건을 제안하고 Betty가 이에 동의하는 것이다. 또 다른 예는 13~14에서 보이는 질문, 대답의 연속체이다.

 

마지막으로 대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결과적으로 어떤 몫을 해야 한다. 몫은 말을 받는 이가 말하는 이를 잘 이해해서 다음 공동 계획안을 계속하거나 대화를 끝내려는 상호 믿음을 만들어 낼 때 생기는 것이다. 예시로 Betty가 몇 번 단순하게 계속한 음이라는 소리는 Ann으로 하여금 어떤 몫이 완성되었다는 것을 신호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하나의 대화란 공동 소통 계획안을 표상하는 일련의 인접 쌍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목적을 향하여 등장인물들은 공유된 지식에 상당히 의존한다. 대화 이전에 갖고 있던 배경지식뿐 아니라 대화하는 동안 만들어진 공통 기반의 몫도 들어 있다. 각 참여자는 목표나 하위 목표를 이루기 위해 대화를 하는 동안 쉽게 쓸 수 있는 지식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이 모든 정보를 어떻게 관리하여 대화가 결론에 이르게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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